금융당국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권 해킹 공격과 관련해 해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주소(IP) 19개를 특정했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발생한 금융권 해킹 사고의 공격자 IP 19개를 확보했다. 이들 IP의 소재지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스페인, 라트비아, 일본, 스웨덴, 독일 등 총 12개국에 달했다. 특히 미국발 IP가 5개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과 스웨덴, 독일은 각 2개씩이었다. 국내 IP도 1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커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 국가의 IP를 우회하며 침투, 금융사 시스템 내부 서비스를 탐색해 취약점을 찾아 집중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의 비정상 접근 경로를 통해 고객 개인정보를 탈취한 IP를 금감원이 추적했다.

금융당국은 확보한 공격자 IP 목록을 전 금융권에 공유하고 오는 8일까지 자체 보안 점검과 미흡 사항 조치를 완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외부 노출된 IT 자산과 서비스를 철저히 식별해 취약점을 조치하고, 침해 경로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대외 시스템의 인증 및 검증 기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사들은 12개 항목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7~8월뿐 아니라 지난 1월에도 당국이 지목한 일부 공격자 IP를 통한 비정상적 접근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 관계자는 중국어 기반의 AI 침투 테스트 도구가 사용된 흔적이 발견되면서 이번 해킹을 중국발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격자의 우회 가능성을 고려해 특정 국가를 지목하거나 공식적인 해킹 주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금융보안원 등의 조사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그 전에 어느 나라 해커의 소행인지 속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