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팔과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참전용사들이 국제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해 완주에 성공했다. 스포츠를 통해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고, 전쟁 부상자들이 겪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AP통신은 지난달 18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하이록스 대회에 우크라이나 참전용사들이 장애인 부문 선수로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록스는 1㎞ 달리기 8차례와 썰매 밀기, 로잉, 중량물 운반, 샌드백 런지 등 8개의 고강도 운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체력 경기다.

참가자 가운데 드미트로 비호우첸코(30)는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다. 그는 3년 전 아우디이우카 전투에서 러시아군 드론이 참호에 떨어뜨린 폭발물에 크게 다쳐 구조가 늦어졌다. 이후 일상은 철저한 사전 계획의 연속이 됐다.

비호우첸코는 휠체어를 이용해 1㎞ 구간을 이동했고 바닥 운동에서는 직접 몸을 내려 동작을 수행했다. 그는 “스포츠를 하면 하루하루가 훨씬 편해진다”며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나쁜 일을 생각하지 않게 되고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여러 형태의 절단 부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참전용사들이 함께 참가했다. 양쪽 다리를 잃은 선수부터 한쪽 다리 또는 팔을 절단한 선수까지 부상 정도도 다양했다. 일부는 본격적인 운동 경험이 많지 않아 자원봉사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아 대회를 준비했다.

참전용사들에게 운동은 단순한 체력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투 부상으로 왼쪽 다리를 절단한 올렉산드르 다슈코는 “친구를 만나도 전쟁 이야기이고, 인스타그램 뉴스도 전쟁 이야기다. 전쟁은 어디에나 있다”며 “운동을 힘들게 하고 나면 훈련 중은 물론 몇 시간 동안 전쟁을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 중상을 입은 참전용사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올레흐 체르코우니는 비호우첸코를 격려했다. 체르코우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용사가 어떤 사람인지 세계에 보여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