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축소, 한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북한을 향한 유화적 태도에 실망했다며, 미국이 동맹국의 장기적 가치를 외면하고 거래주의에 매몰돼 국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동맹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뒤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도 비판하며, 미국이 “오히려 북한에 손을 벌리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핵 위협을 키우고 중국·러시아·이란과 결속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의 군사력 강화와 동맹 차원의 억제력 확보에 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식 외교의 근본 문제로 거래주의를 지목하며, 미국의 대외정책이 국제질서를 떠받쳐온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질서를 이끌되 장기적·전략적 이해관계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세의 무기화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노동자에게도 고통을 안긴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선거만으로 (과거의) 신뢰와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며, 수십년간 쌓아온 관계를 회복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한국의 독자 핵 억지력 보유와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확장억지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동맹국들이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뉴시스에 따르면 해리스 전 부통령은 한국의 미국 투자가 매우 거대하고 중요한 일이라며 양국 모두에 '윈윈 투자'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양국에도, 전세계에도 이로운 “긍정적인 '윈윈' 투자”라며 신뢰의 기반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가 돼가고 있다는 인식을 인정하며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되든 간에 우리 동맹국에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