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학생 A(2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18일,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조부와 말다툼하던 중 흉기를 휘둘러 조부의 어깨를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하고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살해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존속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A씨 측은 그간 재판에서 조부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미필적으로라도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면 치명적인 곳을 찌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휘둘렀는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A씨가 범행 이후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점도 고려됐다.

수사기관은 조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담긴 메모가 발견된 점, A씨의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시청한 영상의 주된 내용이 “복수심은 정상적인 본능이지만, 내 인생에 집중하자”는 것이었고, 메모에는 “복수하는 건 내가 잘되는 것밖에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갈등 상황을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보인 점 등을 반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일시적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용납될 수 없지만, 범행을 반성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경제적 어려움으로 주거지를 마련하지 못한 점,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