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 해인사가 고려 팔만대장경의 판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새 대장경 조성 사업에 나섰다. 29일 합천군 해인사 탑마당에서 열린 '대장경 판각 고불식'에는 불교계와 정부·지방자치단체 주요 인사, 판각학교 관계자, 신도 및 일반 참석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전통 판각 기술을 보존·전승하고 전문 각수를 양성해 대장경 판각의 역사적·정신적 가치를 국내외로 전파하기 위해 추진된다. 해인사는 기존 팔만대장경의 원본을 대체하거나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남긴 지혜와 정성, 수행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 판각은 몽골의 침략이라는 국난 속에서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염원했던 호국 정신을 담았다. 해인사는 오늘날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 인공지능(AI) 발전 등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위기에 대응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 존중,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담을 예정이다.
해인사는 이번 판각 사업을 50년에서 100년까지 내다보는 장기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23년 장경도감을 설립하고 전통 판각 기술의 계승과 전문 각수 양성, 목재 확보 등 사업 기반을 마련해왔다. 현재 판각 학교에서는 스님과 재가자 등 670여 명이 전통 판각법을 배우고 있다. 산벚나무 300톤을 확보해 제재와 건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목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인사 소유 토지에 돌배나무 2000그루도 심었다.
한편, 뉴시스에 따르면 해인사는 올해 초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통 판각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대장경 판각에 참여하는 사람은 700명에 달한다. 혜일 스님은 이번 판각 작업에 대해 고려 선조들이 남긴 지혜와 정성, 수행의 정신을 계승하는 새로운 발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