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이용해 살아 있는 뇌의 신경세포를 켜거나 끄는 '광유전학'을 개척한 과학자 3명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칼 다이서로스(미국 스탠포드대), 페터 헤게만(독일 훔볼트대), 게오르크 나겔(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이 뇌의 신비를 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하고 질병 극복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페터 헤게만 교수는 단세포 녹조류에서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채널로돕신’을 발견하고 구조를 규명했다. 게오르크 나겔 교수는 헤게만 교수와 함께 이 단백질이 세포에서 빛에 의해 직접 열리고 닫히는 ‘광개폐성 이온 채널’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이 단백질 유전자를 쥐의 신경세포에 발현시켜 빛으로 신경세포의 활성을 켜고 끄는 ‘스위치 시스템’을 완성했다.
서울아산병원 융학의학과 김준기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이 기존 전기 자극에 비해 특정 종류의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시간적으로도 매우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발 중인 신약이 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가설을 시험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김기현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이 실명을 초래하는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의 시각 기능 회복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형수진 교수는 광유전학이 뇌 작동 원리를 밝히는 표준 방법이 되었으며, 환자에게 기능 회복의 단서를 주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지난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수여하는 제18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노벨상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