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관계자들에게 고인의 근무 기록을 삭제·축소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정부 감독 결과 공식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계열사 기획감독 결과와 장덕준 씨 사망 관련 고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의장은 장덕준 씨가 숨진 당시 메신저로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 관계자들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고인의 물 마시기와 화장실 가기, 기다리기, 대화하기 등을 분류하고 각각의 시간을 정리하기도 했다. 쿠팡은 유족급여 신청 과정에서의 근로복지공단 조사 당시 고인이 나오지 않는 CCTV 영상을 먼저 제출한 뒤, 두 번째로 고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냈다. 관계자가 고인의 근무환경을 실제 영상 내용과 다르게 진술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산재 은폐죄의 공소시효가 5년으로, 고발장이 접수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이미 시효가 완성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노동부의 판단이다. 노동부는 부적절한 지시 등은 있었으나 형사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3월 16일부터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의 물류센터·배송캠프 105곳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감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고, 19억6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감독 과정에서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한 정황 2건도 새롭게 드러났다.

또한, 쿠팡을 대상으로 벌인 기획 감독에서는 노동관계법 위반 206건이 적발됐다. PIP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팡은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채용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나, 다른 회사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외부 공유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감독을 계기로 다수의 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존중하는 경영방침을 확립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