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 기대감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90% 하락한 배럴당 10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 유가는 0.43% 상승한 배럴당 94.1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 하락을 제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미국 국민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가 확대되더라도 글로벌 연료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80만톤 증가하더라도 미국 걸프 연안과 유럽의 경유 도매가격은 배럴당 1~2달러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심각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유시설의 가동 중단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300만배럴 증가했다.
글로벌 경유 시장의 수급 압박도 여전히 심각하다. 미국의 경유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고 중국의 확인 가능한 재고 역시 11% 줄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가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과 글로벌 경유 재고 부족이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