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사대를 굴종으로만 이해하는 오랜 통념을 해체하는 신간 ‘사대의 역설, 조선이 만든’이 출간됐다. 이 책은 조선이 ‘사대의 질서’를 능숙하게 활용해 자신들의 삶을 도모했다고 해석한다.
건국 초기, 조선은 명의 국력에 압도당했다. 명 태조 홍무제는 조선이 보낸 외교 서한을 두고 문서 작성자를 압송하라고 요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조선은 명의 질서가 사용하는 언어와 방식을 능숙하게 구사함으로써 그 안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협상’했다.
특히 세조와 여진을 둘러싼 사건은 조선의 사대 언어가 자신들의 정치 현실을 만들어내는 데 활용된 사례를 보여준다. 겉으론 황제의 체면을 세워줬지만, 북방 정책은 쉽게 바꾸지 않았다. 또한, 조선은 외교 서한과 사절 보고서, 시집과 여행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명과의 관계를 관리했다. 특히 ‘황화집’은 조선 조정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전략이었다.
책은 13세기부터 17세기 전반까지 조선과 명의 장기적인 관계를 설명하며, 강대국과 약소국이라는 이분법 대신 양국이 함께 만들어낸 외교 질서를 조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