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 선수들이 지난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 승리로 개막 7연승을 달성한 후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서울 삼성은 패배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반등을 향해 발버둥 친 끝에 마침내 ‘이기는 맛’을 알아가고 있다. 서울 삼성은 지난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으며 개막 7연승을 달성했다. 2003~2004시즌과 2026~2027시즌 타이였던 종전 기록(6연승)을 깨고 구단 신기록을 작성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개막 최다 연승 기록도 코앞이다.

삼성은 16승 38패로 최하위에 머물던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전력이다. 부산 KCC에서 뛰었던 포워드 여준형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들어오고, 크리스 맥컬러를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는 정도의 변화였다. 오히려 이원석이 상무 농구단에 들어가면서 주전 한 명이 빠졌다. 그러나 지난 7월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삼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상식 감독은 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외곽 공격에 힘을 빼는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화했다. 23일 기준 삼성의 리바운드는 평균 37.6개로 리그 2위인데, 지난 시즌(33.3개)보다 4개 이상 늘었다.

선수들은 무작정 득점에만 매달리는 대신 넣을 건 넣고, 지킬 건 지키는 촘촘한 농구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득점이 79.76점, 평균 실점이 83.28점이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평균 득점은 86.43점, 평균 실점은 78.57점으로 득실 마진이 8점이나 된다. 승운도 따랐다. 지난 9일 안양 정관장전에서는 상대 팀 라숀 토마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15일 창원 LG전에서는 아셈 마레이가 결장했다. 24일에는 게이지 프림이 부상 이탈한 현대모비스와 맞붙었다. 2~3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뛸 수 있게 된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한 명의 이탈은 타격이 크다. 반면 삼성의 카렘 칸터와 맥컬러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접전을 승리로 이끄는 ‘위닝 샷’도 터졌다. 지난 11일 고양 소노전에서는 경기 종료를 21초 남기고 79-81로 뒤처졌지만, 작전 시간 직후 칸터가 한호빈의 어시스트를 받아 3점 슛을 터트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상윤 농구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까지는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5명의 선수가 전부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베테랑 감독과 선수들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 해설위원은 “한호빈, 이규태, 이관희까지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라며 “특히 한호빈은 외국인 선수와의 투맨 게임도 잘 풀어가고, 포인트 가드로서 팀을 잘 조율하고 있다. 슛까지 쏘니 막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열 명 중 열한 명이 삼성을 꼴찌로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꼴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오기로 똘똘 뭉쳐서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