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인공지능(AI) 관련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 개선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단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5% 증가했으며, 일평균으로는 104.8%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가격 급등을 이끌었으며, AI 인프라 관련 품목인 철강제품과 비철금속 수출도 증가했다. 8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했으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107.7%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으며,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KDI는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이 0.2%에 그친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 소비 여건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달보다 낮아졌지만, 통신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상승세가 확대되었다.

고용 여건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 4000명 증가했으며, 계절조정 고용률은 상승하고 실업률은 하락했다. 반면 20대 고용률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KDI는 세계경제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제조업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